칸영화제와 예술

데스크

제75회 칸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배우 송강호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다. 한국영화가 또 한국의 매력이 널리 알려지고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세계 3대 영화제는

매년 5월에 열리는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칸영화제,

매년 8월말에서 9월초에 열리는 베니스국제영화제,

매년 2월 중순에 열리는 베를린국제영화제이다.

세계 3대 빅 이벤트?

올림픽,

월드컵,

그리고 칸영화제!

칸영화제와 그 나머지 영화제만 있을 뿐이다?

새로운 예술 지향의 영화들이 세계 최초로 스크린에 걸리는 곳.

영화인들의 꿈의 무대, 칸영화제!

칸영화제가 영화제의 탑이 된 이유를 이렇게 분석한 기사가 있다.

<‘세계 3대 영화제’는 이제 없다

칸영화제는 영화 종주국인 프랑스의 자존심과 명예를 상징한다. 1946년 출범한 직후엔 제2차 세계대전에 상처 입은 프랑스 국민의 자긍심을 북돋으며 사회 통합 기능을 했고, 70년이 흐른 지금은 자본의 논리에 맞서 예술영화의 가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를 자임하고 있다. 관객보다 영화인이 우대되고 언론도 등급별로 관리하는 탓에 때때로 보수적이고 오만하다는 비판도 받지만, 그 권위만큼은 부인하기 힘들다. 미국영화협회(MPAA)에 따르면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는 영화제 수만 3,000개가 넘는다. 칸영화제는 어떻게 정상의 자리에 올랐고, 당당한 위세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칸영화제는 예술영화의 가치를 수호하면서도 변화를 발 빠르게 수용해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유럽을 휩쓴 68혁명의 기운을 이어받아 진보적 작품을 선보이는 감독주간을 1969년 신설했고, 1978년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을 신설해 경쟁부문에 포함되지 못한 신진 감독과 작품을 발굴했다. 공식부문과 비공식부문 간의 건전한 경쟁 체제를 통해 칸영화제는 전통을 예우하면서도 새로운 미학적 흐름을 제시하며 세계 영화계의 제왕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때문에 칸영화제 초청장은 더할 나위 없는 명예이면서 그 자체로 효과적인 홍보 수단이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칸영화제는 감독과 배우에게 가장 좋은 프로모션 플랫폼”이라며 “안 팔릴 영화도 팔리게 하는 곳이 바로 칸영화제”라고 말했다.

칸영화제가 성장한 데는 필름 마켓(영화 거래 시장)의 영향력이 무엇보다 컸다. 칸영화제는 3대 영화제 중에 가장 먼저 필름 마켓을 운영한 곳이다. 1959년 설립돼 벌써 6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필름 마켓은 세계 영화계 큰 손들을 불러들였다. 예술영화부터 거대 자본이 투입된 대작들까지 판권 거래와 투자 유치가 활발하게 이뤄진다. 지난해엔 118개 국가에서 3,820개 영화가 필름 마켓에 참여했고, 등록된 참가자만 1만2,324명에 달했다.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필름 마켓은 비유럽권 영화가 전 세계로 진출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며 “특히 상업성이 약한 예술영화들에 대중적 관심과 배급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지리적 장점과 탄탄한 인프라도 빠질 수 없다.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지중해 휴양지이면서 빅 이벤트를 치러낼 만한 행사 시설과 숙박 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칸에서는 영화제 말고도 광고제와 방송영상견본시 같은 국제 행사가 1년 내내 끊이지 않고 열린다. 물가 비싼 관광지인 베니스나 오랜 세월 분단돼 있던 베를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점이다.> 2018.5.11 한국일보

칸영화제에 초청되는 작품에는 까다로운 기준이 있다.

세계 최초로 상영하는 작품이어야 하고,

영화제가 시작되기 1년 전에 촬영을 마친 작품도 고려되지 않는다.

작품성을 최고로 추구하는 영화제로

칸에 초청받은 작품이란 것만으로도 영화의 작품성을

인정받는 분위기이다.

시상 분야는

황금종려상,

심사위원대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심사위원상이 있다.

영화 [기생충]이 2019년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칸영화제에 작품을 내려면 영화제가 시작되기 1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 다른 영화제나 행사에서 소개된 적이 없는 작품이어야 합니다.

이 기준에 맞게 출품된 영화들은 이른바 ‘칸의 정신’에 따라 다시 경쟁, 비경쟁 두 부문으로 나뉩니다.

‘칸의 정신’.

즉, 영화가 갖는 예술적 순수함과 세계 영화계의 조류를 선도할 수 있는 부분을 놓고 예술적 완성도, 정치, 사회적 문제 등의 비중이 높다면 경쟁 부문에 장르적 색채가 강하거나 새로운 영화계의 흐름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다면 비경쟁 부문으로 분류됩니다.

경쟁 부문에 오른 작품은 대상인 황금 종려상, 2등인 심사위원 대상, 그리고 3등 상 격인 감독상 이외에 각본상, 심사위원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등을 놓고 겨루게 됩니다.>2016.5.23 YTN

투자와 예술

투자가 있어야 작품이 나올 수 있다.

한국의 경우 CJ ENM에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미키 리’는 이미경 CJ 그룹 부회장의 영어 이름이다. 언젠가부터 영화인들 사이에서 끝없이 오르내리기 시작한 이 인물은 충무로의 ‘파워맨’이자 영화계의 ‘대모’다.

2019년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2022년 ‘헤어질 결심’의 감독상과 ‘브로커’의 남우주연상으로 인해 한국 영화에는 칸영화제에서 세 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는 ‘트리플 크라운’의 신화를 기록했다. 이 모든 게 불과 3년 사이에 벌어진 일처럼 보이지만 물밑 작업에는 20년 가까운 시간과 노력이 투입됐다.>2022.5.29 SBS연예뉴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경쟁부문에 진출한 두 편의 한국영화가 나란히 수상에 성공하며 두 작품을 모두 투자·배급한 CJ ENM에게도 호재가 됐다. 지난 2019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처럼 두 작품 모두 흥행에도 성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다.> 2022.5.29 조선비즈

<특히 5년 전 건강을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줄곧 미국에 머물며 대외 활동을 자제해 온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봉준호 감독의 이번 영화 ‘기생충’의 책임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릴 정도로 봉 감독과 인연이 부각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CJ 영화의 해외판매에 힘을 쏟았고, 이번에도 칸을 직접 방문해 기생충 팀을 지원했다. 이 부회장이 직접 칸으로 날아간 것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 이후 10년 만이다.

이 부회장과 봉준호 감독의 인연은 영화 ‘살인의 추억’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첫번째 웰메이드 영화인 살인의 추억을 CJ와 함께 만들었고 이후 ‘마더’, ‘설국열차’도 CJ에서 투자했다. 봉준호 감독은 이번 영화 ‘기생충’을 기획하면서도 CJ를 가장 먼저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봉준호 감독은 황금종려상 수상 직후 무대에서 “그 많은 예술가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CJ 식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5.27 한국경제

<메디치 가문은 금융으로 번 돈으로 르네상스를 활짝 꽃피웠다. ‘르네상스의 아버지’로 불리는 도나텔로, 브루넬레스키부터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보티첼리 등 르네상스 거장들은 메디치 가문의 후원 덕에 생계 걱정을 덜고 걸작을 남길 수 있었다. 또한 유럽 각지의 희귀 도서와 고문서를 모아 메디치 도서관을 세웠다. 이 도서관은 유럽 최초의 공공 도서관이었다. 피렌체대성당, 메디치 리카르디궁, 우피치미술관 등 피렌체에는 메디치 가문이 남긴 족적이 가득하다.>

2021.3.22 한경 생글생글

15세기 이탈리아의 메디치 가문의 후원은 르네상스 예술가들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봉준호 감독과 이미경 대표,

박찬욱 감독과 CJ회사…

전폭적인 투자, 작품성, 예술가의 위상 등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후원의 이유를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지만

예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투자는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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