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이야기

부모이야기 1

작성자
youth
작성일
2021-01-12 01:30
조회
745

2021 01 12   < 예방 주사는 이제 그만 >

 엄마에게 아이는 10살이든 20살이든 30이든 걱정되고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 자꾸 입이 대어지는 대상이다. 엄마 눈에는 잘 하는 것 보다 아이의 결점이 먼저 들어오고 인생 선배로 그 결점을 교정해 주고자 한다. 20살이 훌쩍 넘어도 몸과 마음은 성장했을지 모르나 경제적으로든, 사회생활에서든 의존적이고 서툴러 보이는 점이 한두 개가 아니다.

 그래서 어제 밥상머리에서 가족끼리 다른 집 얘기를 하다가 평소 말하지 못했던 아이의 결점을 덧붙여 얘길 했다. 그리고 그런 얘기는 가족이니 걱정되어 얘기한다며 예방 주사라 생각하고 들어 두라고 덧붙였다. 엄마의 얘기에 20살 중반이 되어가는 아들은 정색을 하며 이제 더 이상 가르침은 그만 하라고 했다. 그리고 예방 주사도 더 이상 맞고 싶지 않다고 했다. 자신도 이제 아이가 아니니 믿어 달라고 한다. 더 나아가 인격체로 존중해 달라고 말했다.

부모의 역할이 가르침이라 여겨온 우리 부부는 갑자기 방향을 잃는 기분이였고, 경제적인 부분은 의존적이면서 다른 부분은 독립적으로 인정해 달라는 말에 이기적이라 여겨져 괘씸하고 속상했다.

 하지만 하룻밤 자고 나서 생각해 보니 아들의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설적으로 교정에 들어가는 단계는 요즘 중학생한테도 안 통하는데 아들이 착해서 그동안 참다가 이제야 얘기 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이를 존중한다는 것은 좀 어설프다 해도 , 좌충우돌해도 곁에서 스스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지켜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미리 선 그어 주고 바람 막아주고 우산 씌워주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고 그리 말하는 대도 못 알아듣고 또 내식으로 아들에게 강요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제 예방 주사는 그만 놓고 아들이 스스로 헤쳐 나가게 믿음을 가져야겠다.